두 남녀의 짜릿한 비상, 뤽 베송의 '서브웨이(Subway, 1985)'
이번에 소개해 드릴 영화 '서브웨이(Subway)'는 프랑스 거장 감독 '뤽 베송(Luc Besson)'의 초기 작품입니다. 1985년 제작된 '서브웨이'는 그의 감독 데뷔작 '마지막 전투(1983)'에 이은 두 번째 작품으로 범죄와 드라마 장르가 어우러진 영화입니다. 등장하는 배우들 이자벨 아자니, 크리스토퍼 램버트, 장 르노를 앞장 세운 화려한 캐스팅도 주목할만합니다.
감독이 이 영화 '서브웨이'를 연출하였을 당시의 나이가 21세였다고 합니다. 그의 젊은 시절 작품이라 그런지 다소 파격적인 면이 많습니다. 새로운 발상과 일탈스러움이 영화 전반에 깔려 있습니다. 일반적인 연출과 설정에서 벗어난 등장인물들도 다수 등장합니다.(주배경이 되는 미로처럼 얽힌 파리의 지하철역은 또 다른 하나의 세상인 듯 마냥 다양한 캐릭터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생활하고 있습니다.)
블루톤 영상으로 물들여놓은 뤽 베송 감독의 초기작 '서브웨이'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독 및 출연진
감독 뤽 베송
주연 크리스토퍼 램버트(프레드), 이자벨 아자니(헬레나), 장 르노(드러머)
조연 장 위그 앙글라드(롤러스케이트), 장 피에르 바크리(배트맨), 리처드 보링제(플로리스트)
파리 지하철역에서의 짜릿한 비상
'프레드(크리스토퍼 램버트)'가 운전하는 차 안에서 카세트 음악 테이프를 찾으면서 시작합니다. 본인이 원하는 음악 테이프를 찾게 된 프레드는 질주 운전을 계속합니다. 격렬한 기타 속주 배경음악 때문인지 무언가 즐거워 보이는 프레드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보니 프레드의 뒤에는 그를 쫓아오고 있는 차량 일행이 보입니다. 프레드와 뒤차의 탑승객 모두 행사라도 다녀온 듯 턱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추격이 계속되는 중에, 그가 플레이했던 테이프는 다 늘어나서 음악이 중지되어 버립니다. 프레드는 그들을 따돌리기 위해 차를 몰고 지하철역으로 내려갑니다. 차를 버리고 비상구를 통해 탈출한 그는 그들을 따돌리는 데 성공한 듯했지만, 지하철을 타는 데 성공한 프레드를 그들이 다시 옆칸까지 쫓아옵니다.
지하철역에 단역처럼 스치면서 등장하는 '드러머(장 르노)'와 '롤러스케이트(장 위그 앙글라드)'의 모습. 그들의 주무대는 바로 이곳 지하철역인 것 같습니다. 그들의 등장을 뒤로하고 결국 추격자들을 따돌린 프레드는 '헬레나(이자벨 아자니)'를 만나 대화를 나눕니다. 그들을 구면인 사이인 듯합니다.
가난한 남자와 부유한 여자의 만남
헬레나의 생일파티를 위해 짐을 들어주다가 갑자기 그녀의 생일에 초대를 받게 된 프레드는 그녀의 집을 방문하게 됩니다. 헬레나는 부자 남편을 만나 결혼해 살고 있는, 화려해 보이지만 권태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여인입니다. 그녀의 저택은 호화로웠고 프레드는 그곳의 금고를 털기 위해 폭파시켜 버립니다. 프레드는 결국 헬레나 남편의 부하들에게 쫓기게 되어 지하철도 도망을 갑니다. 앞에서 본 추격전은 아무래도 이 일 때문이었던 같습니다.
자유로운 영혼들의 장소, 서브웨이
프레드는 숨기 위해 도망친 곳, 파리의 지하철역에서 낯설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여러 가지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앞에서 잠시 등장했던 드러머, 롤러스케이트를 비롯한 소매치기인 롤러까지 이들은 너무 특이하고 묘한 사람들입니다. 프레드는 지금껏 자신의 밴드결성이 꿈이었습니다. 롤러는 이런 그에게 강도 계획을 제안하고, 프레드는 지하철의 여러 사람들과 함께 밴드를 결성하기로 합니다. 헬레나는 그의 이러한 행동에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되고, 어느새 자신에게 협박을 하던 대상인 프레드에게 사랑의 감정까지 느끼게 됩니다.
시대의 선남선녀의 영화 '서브웨이(Subway)', 감상포인트
'서브웨이'는 나이가 들어도 미의 여신으로 칭송받는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아자니'(이 작품에서도 당연히 젊은 시절 미모가 빛을 발합니다.)와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던 멋진 미남 배우 '크리스토퍼 램버트'(영화 '하이랜더'에서 보여준 모습만큼은 아니지만 일탈하는 매력적인 남자주인공 역을 열연하였습니다.)의 리즈 시절을 볼 수 있는 멋진 영화입니다. 거기다가 1985년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세련된 이야기 구성과 화려하고 세심한 영상미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흥미로운 이야기 소재를 바탕으로 감각적인 로맨스와 액션까지 보여주기에 첫 개봉일이 많이 지난 지금 감상하기에도 꽤 괜찮은 작품입니다.(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자체보다는 감독 '뤽 베송'의 명성에 힘입어 2014년에 영화관에서 재개봉이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여러모로 시간이 오래 지나도 괜찮은 면이 많은 작품이지만, 두 선남선녀의 만남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 게다가 뤽 베송 감독의 팬이라면 대중성에 너무 물들지 않은 그의 초기작에 재미를 느끼게 되실 겁니다.